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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의 파편, 「프래그먼트」

2009/10/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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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그먼트 Fragment
저자 워렌 페이

(표지 이미지의 출처는 yes24)
학창시절, 진화론에 대해 배운 사람이라면 갈라파고스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예를 들어 분리된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진화의 양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들어본 바가 있을 것이다. 고립된 세계에서 수천,수백 세기의 세월이 흐를 때 빚어지는 진화는 분명 일반적으로 보아 온 진화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런 상상에서 출발한, 보통 괴물이라 불리는 많은 존재에 대해 수없이 논의되고 있는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네시, 예티, 빅풋, 츄파카브라, 가깝게는 백두산 천지에 산다는 괴 생명체 등 미스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들어봤을만한 이런 괴물들의 범주 또한 그렇다. 이 책은 이런 '독립된 생태계'에서 빚어진 또 다른 방향의 진화를 주 소재로 삼은 생물학적 재앙 스릴러물이라 할 수 있겠다.

바다 한가운데 동떨어져 있는 한 외딴 섬인 핸더스 섬. 2000km라는 지형적 간극과 더불어 수억년가량 떨어져 있었다는 시간적 간극의 조화로 인해 핸더스 섬에는 특유의 기형적 생태계가 자리하게 된다. 약 200년 전 표류 끝에 그 섬에 찾아왔던 영국의 선박 이후 최초로 찾아오게 된 케이블 TV의 리얼리티쇼 선박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리고 그 섬에서 조우하게 된 괴생명체에 의해 스탭들이 희생당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고스란히 방송되게 되며 이는 곧 핸더스 섬에 세계적 관심을 불러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 후 섬에 개입하려는 국가권력, 등장인물 간의 다툼 등을 양념 삼아 핸더스 섬의 생태가 점차 밝혀지게 되며 이는 책의 끝까지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다만, 이런 재미의 문제를 벗어나 생각해본다면 몇몇 아쉬운 점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서로를 포식하는 위험한 생태계로 진화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혈액속 산소 운반체로 Fe가 아닌 Cu를 택하여 지니게 된 강한 운동성, 서로를 포식함으로서 빠른 세대 순환이 이루어지는 와중 이루어진 높은 출산률(여기에 더하자면 원반개미의 프랙탈적 구조를 들 수 있겠다.) 등의 요소가 도무지 어떤 원인에 의해 생겼는가를 독자는 그저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불어 한가지 아쉬운 점을 더 표하자면, 섬에서 발견(?)된 지적 생명체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반응이다. 섬에 존재하는 포악한 생명체들을 없애버리기 위한 결정을 군부에서 내리지만, 등장인물들은 이에 반해 지적 생명체를 데리고 나오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는 마치 인간에게 유용한 생명체인가만을 판별하여 취사적으로 도태시키고, 진화시켜온 인간의 행태를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그 행태에 대한 반면교사로 작용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것은 좀 불친절하지 않을까(웃음)

이러저러한 아쉬운 점을 써놓긴 했지만 이 소설은 스릴러물로서는 충분한 수작이다. 이미 설명했던 바와 같이 권력과의 대립구도를 통한 긴장감 조성이라든지 처음으로 조우한 생명체에 대한 대처, 그것에 대한 설명에서는 흠 잡을 곳을 찾기가 힘들다. 소설 내에 등장하는 다소 어려운 개념들에 대해서는 소설 내에서 충분한 설명을 거치고 있고, 또한 그것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소설을 읽는 데에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만 빼면 소설로서 500쪽을 넘는 분량 동안 눈을 떼지 못하게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ps /
다른 소리지만, 저런 흥미의 요소들로 인해 영화화하면 참 괜찮을 듯한 소설이기도 하다. 이 url을 참고해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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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 감상 , , ,

2009/10/12 13:50 2009/10/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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